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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전현지

세라믹 디자인 스튜디오 '이악크래프트'가 가진 경쟁력

장인의 손길로 탄생하는 세계적인 예술 ‘도예’. ‘도자기 공예’라는 것이 누군가에게는 아주 생소한 영역일 수가 있고, 어떤 이에게는 굉장히 흥미로운 소재일 수 있습니다. 전통미에 대중성을 더해 라이프스타일 속 ‘가치’를 불어넣는 제품을 만드는 공간 ‘이악크래프트’을 방문하여 전현지 세라미스트를 만났습니다. 작업실에 들어서는 순간 가장 먼저 이익크래프트의 슬로건 ‘Makes Life’ 이 눈에 띄었습니다. 심플한 작업실, 단순하지만 강력한 슬로건을 지닌 세라믹 디자인 스튜디오 ‘이악크래프트’는 어떤 곳이었을까요? 이악크래프트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수공예품 스토리부터 제작 과정, 결과 또 그 속의 비하인드스토리가 궁금하다면 아래의 인터뷰를 통해 확인해보세요.

Q. 자기소개 부탁 드립니다.

전현지: 반갑습니다. 저는 세라믹 디자인 스튜디오 ‘이악크래프트’를 운영하고 있는 세라믹 아티스트 전현지입니다.

Q. 세라미스트 직업이 생소합니다. 어떤 직업인가요?

전현지: 도예가나 포터에 대해서는 익숙하지만 여전히 세라미스트라는 단어에 대해선 생경합니다. 국내외 모두 세라미스트라는 개념이 확실히 정의되지 않았다고 느끼던 석사 재학 시절부터 ‘세라미스트’ 라는 개념을 이악크래프트로부터 개척하고, 이를 정의하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악크래프트를 설립한 후로 세라믹 디자인 시장 강화 및 활성화를 위해 세라미스트라는 직업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보통 도자기를 만드는 사람을 포터라고 칭합니다. 제 주관적인 생각에 포터는 쓰임에 기반해 물레를 돌려 실용기를 만드는 사람을 칭했다면, 세라미스트는 흙이나 세라믹에 사용되는 여러 가지 재료들을 다양하게 다루되 그릇뿐만 아니라, 조형 작품, 인테리어 오브제 등 다양한 작업을 할 수 있는 포괄적인 의미의 아티스트에 더 적합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악크래프트는 흙을 주재료로 식탁 위의 일상적이고 사소한 제품들부터 다양한 생활 오브제를 제시하는 세라믹 디자인 스튜디오입니다.”
Q. 이악크래프트는 어떤 곳인가요?

전현지: 이악크래프트는 흙을 주재료로 식탁 위의 일상적이고 사소한 제품들부터 다양한 생활 오브제를 제시하는 세라믹 디자인 스튜디오입니다. 우리 생활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오랫동안 삶에 머무를 수 있도록 디자인합니다.

Q. 주로 어떤 작업을 하시나요?

전현지: 처음엔 도자기하면 그릇이 친숙하니 테이블웨어로 시작했었습니다. 이악크래프트의 시그니쳐제품인 테이블웨어의 다양한 그릇 제품들을 보여드리고 있고, 그 외의 것들을 점차 보여드리고 있습니다. 또한, 원데이 클래스 수업도 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디자인 회사, 플로리스트, 프렌치 레스토랑 등과 협업하여 다양한 세라믹 제품을 기획하여 디자인하고 있습니다.

Q. 처음 도자기를 접한 계기가 무엇인가요?

전현지: 저는 이화여자대학교에서 도자예술을 전공하였고, 대학원에서 조형예술학 석사를 졸업하였습니다. 도자기를 만진 지는 10년 이상이 되었습니다. 2013년도에 ‘아이엠어세라미스트’라는 이름으로 세상에 첫 발을 딛었고, 현재 운영 중인 이악크래프트는 2015년도부터 시작하였습니다. 네이밍이 변경된 이유는 풀네임이라 길기도 하고, 더 확장된 카테고리를 다룰 수 있는 포괄적인 의미를 담고 있는 ‘크래프트’가 적합한 것 같아 ‘이악크래프트’로 명칭을 변경하였습니다. 쉽게 말해, ‘아이엠어세라미스트’를 줄인 이름이 ‘이악(iaacs)’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전현지
"단순 그릇 제작을 하는 공간이 아닌 실제 고객들의 라이프스타일에 녹아들 수 있는 아이디어의 제품을 ‘기획’할 수 있는 스튜디오가 되는 것이 저희의 목표입니다.”
Q. 세라믹 디자인 스튜디오의 개념을 정의해주신다면요?

전현지: 현재 저희도 세라믹 디자인 스튜디오의 개념을 구체화하는 작업 중입니다. 그러나 초반에 제가 생각하는 틀은 변하지 않을 것입니다. 단순 그릇 제작을 하는 공간이 아닌 실제 고객들의 라이프스타일에 녹아들 수 있는 아이디어의 제품을 ‘기획’할 수 있는 스튜디오가 되는 것이 저희의 목표입니다. 저희 스튜디오 슬로건은 ‘makes life’ 입니다. 슬로건에도 나와있듯 ‘삶’을 가장 중요시합니다. 각자 라이프스타일에 맞춰진 제품을 제공하여, 그들에게 제품 이상의 ‘가치’를 선물하는 것이 이악이 나아가고자 하는 가장 큰 방향성입니다.

Q. 이악크래프트가 가진 디자인 원칙은 무엇인가요?

전현지: 따로 원칙이라는 것은 없지만, 자연스럽게 제가 좋아하는 것을 만드는 것 같아요. 제가 좋아하는 디자인은 ‘심플’하고 ‘오가닉’한 것입니다. 소재라던가 형태 면에서 공장에서 나올 수 없는 자연스러운 것들을 추구합니다. 컬러, 형태, 소재 모두 라이프에 실제로 활용할 수 있는 것들을 만드는 것이 저의 모토입니다. 라이프스타일이 변화하면서 식기에도 많은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평소 도자기 회사에서는 볼 수 없는 사이즈의 제품들을 저희가 만들고 있고, 현재 우리나라의 라이프스타일에 가장 맞는 스타일을 찾아서 제작하려고 하는 편입니다. 다른 식기와도 매칭을 했을 때 크게 튀지 않는 오가닉한 제품을 개발하려고 노력하고 있고, 그중에서도 이악만이 가진 텍스쳐라던지 소재들을 개발 중에 있습니다.

Q. 도자기의 매력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전현지: 보통 결과물에서 보람을 느낀다고는 하는데, 저는 결과물보다는 제작 과정에서 보람을 느끼고 매력을 느끼는 편입니다. 뜻대로 되지 않을 때가 정말 많은데 그 안에서 완벽하게 구현해내려면 인내심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기다리는 동안 제 생각을 찾아갈 수 있었던 점이 가장 큰 도자기의 매력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기획을 할 때는 머리가 아픈데, 작업을 할 때는 자연스럽게 집중할 수 있어서 안정감을 찾기에 좋습니다.

Q. 원데이 클래스를 찾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찾아주시는 분들이 어떤 것을 가지고 갔으면 하나요?

전현지: 처음에는 저희가 제공하는 아이템을 갖고 싶어서 원데이 클래스를 찾아주셨다면 최근에는 오롯이 그 시간을 편안하게 즐기고 경험하기 위해서 오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악크래프트 공간 내에서 치유와 안정을 느끼고 가는 것이 가장 우선이지만, 개인적인 욕심이라면 이악크래프트에서 수업을 받은 후에 다양한 곳에서 흙으로 만들어진 제품이나 전시장에 놓인 도자 작품들을 바라봤을 때, 기존에 형성되어 있던 도자기의 고리타분한 편견을 깨고 새로운 관점으로 해석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저는 아티스트라는 게 어디 하나에서 오는 것 같진 않고, 그 사람의 전반적인 삶 자체에서 오는 것 같다고 정의가 내려졌어요.”
Q. 현재 세라믹 디자인 업계에서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위치에 있는 것 같습니다. 이악크래프트만의 차별화된 전략은 무엇일까요?

전현지: 저는 ‘기획력’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트렌드에 맞게 새로운 아티스트나 다양한 분야의 개발자들과 함께 기획할 수 있는 것들이요. 단순히 제작만 하는 것이 아닌 각 클라이언트가 원하는 방향과 컨셉을 제시하고, 그들이 원하는 것과 만들고 싶은 것들을 실제로 이악크래프트에서 우리의 손으로 구현해 줄 수 있다는 점입니다. 공장에서 찍어내는 정형화된 제품이 아닌 상황에 맞게 유동적으로 진행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차별화된 전략인 것 같아요. 이악크래프트에서 취급하는 모든 제품은 모두 수제 공예품입니다.

Q. 이악크래프트 제품 기획의 아이디어는 어디에서 얻나요?

전현지: 예전에 스위스 태생의 프랑스 건축가.’르코르 뷔지에’ 전시회를 보러 간 적이 있습니다. 르코르뷔지에 전시회를 보고 난 후 저는 아티스트라는 게 어디 하나에서 오는 것 같진 않고, 그 사람의 전반적인 삶 자체에서 오는 것 같다고 정의가 내려졌어요. 혼자 길을 걷다가 지나치는 사람들에게도, 새로운 곳에 여행을 하다가, 인스타그램의 피드를 보면서 등 모든 일상적인 순간에서 영감과 아이디어를 얻습니다. 집에서 밥을 하다가도, 친구들과 수다를 떨다가도, 여행을 하다가 일상 속에서 ‘이 자리에 세라믹으로 만든 무언가 있으면 좋을 것 같은데..’ 혹은 ‘이런 제품은 흙으로 소재를 바꿔봐도 좋겠다.' 같은 생각을 가장 많이 하는 것 같아요.

Q. 예술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전현지: 최근 다양한 분야의 ‘아티스트’를 주제로 한 짧은 다큐멘터리 영상을 촬영할 기회가 있어 감독님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예술이란 ‘삶을 살아가는 그 방식. 그 자체’이자, 자신만의 철학을 가지고 주체적으로 살아가는 사람 모두가 아티스트가 아닐까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꼭 그림을 그리고, 노래를 하고, 무대에 서는 사람들만이 아티스트가 아닌 회사의 오너부터 작은 골목 상점의 아르바이트 생까지 내 삶에 대해 고민하고 자신만의 가치를 추구하며 살아간다면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이 아티스트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Q. 최근 플라워 플레이트 코웍 작업을 한 것을 보았습니다. 어떤 작업이었나요?

전현지: 작년부터 프렌치 스타일의 플라워 아트보다는 조금씩 덜어내는 플라워 형태가 인기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친분이 있는 플로리스트 실장님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트렌드에 맞는 플라워 플레이트가 무엇이 있을까 고민하다 아이디어를 주셨어요. 세라믹으로 원형 플레이트가 아닌 비정형 플레이트로 자유롭게 만들어보는 것 어떨까 하고요. 그렇게 저희는 ‘Everyone Can be a florist’라는 이름으로 몇 송이 꽃만으로 멋진 연출이 가능하도록 세라믹 플라워 플레이트 프레젠테이션을 선보였습니다. 누구나 플로리스트가 될 수 있는 경험을 선사했던 성공적인 프로모션이었죠. 꽃은 생명력이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주는 아주 좋은 소재입니다. 최근 꽃에 대한 니즈도 늘어났고요. 이러한 자연스러운 라이프스타일을 연구하고 발견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일상에서부터 다양한 아이디어들의 제품이 탄생되는 것 같습니다.

Q. 쇼룸 공간에 대해서 설명을 해주신다면요?

전현지: 기본적으로는 이악크래프트의 작업실로 사용됩니다. 쇼룸 앞 쪽은 저희가 전개하고 있는 제품들을 보여줄 수 있는 공간과 오피스 공간이 있고, 가운데는 원데이 클래스가 진행되는 워크샵 공간 미닫이문이 달린 방 안쪽에는 가마가 있는 작업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곳에서 제품 기획부터 디자인, 클래스 등 다양한 프로젝트들이 이루어지고 있고요. 제작된 이악크래프트 시그니쳐 제품들은 공식 온라인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고, 한남동 오프라인 매장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Q. 원데이클래스 운영은 어떻게 되나요?

전현지: 계절감이 반영된 도자기 아이템과 최근 사람들이 관심을 갖는 주제 중에서도 도자기로 만들 수 있는 것들 등을 주제로 하여 초보자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다양하게 커리큘럼을 구성하여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악수업은 주 2회 / 보통 평일에 1번 주말에 1번씩 진행되고 있고, 업데이트 관련한 내용은 수업에 관한 블로그(www.iamaceramist.com)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Q. 운영하면서 힘들었던 점은 무엇인가요?

전현지: 아무래도 수작업을 해야 하니 체력적으로 많이 힘든 것 같아요. 이악크래프트를 세우고 4년 차인 올해 초 슬럼프가 잠시 왔었습니다. 제가 진짜 하고 싶었던 것이 뭘까 생각하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죠. 명확한 기준을 세우는 것이 가장 힘들었던 것 같아요. 이악크래프트를 세상에 보인 후, 감사하게도 많은 분들께서 관심을 가져주셨어요. 이에 보답하기에는 ‘생산량’에  문제가 생겼었습니다. 공장에 맡겨서 제작해야 할까? 그렇게 되면 초반에 추구했던 방향과는 달라지지 않을까? 와 같은 고민들을 많이 했어요. 나는 아티스트일까, 진짜 그릇을 파는 사람일까에 대한 고민들이였죠. 그런데 시간이 갈수록 점차 저만의 기준이 생겼고, 심적으로 힘들었던 부분이 자연스럽게 해결이 됐었어요.

"삶은 선택의 연속입니다. 선택의 연속에서 자신이 가진 철학과 가치관이 명확하다면 선택이 쉬워지겠지요."
Q. 도자기 공예 외 취미가 무엇인가요?

전현지: 본격적으로 요가를 시작한지 일 년 정도 되었습니다. 몸을 많이 쓰는 작업을 하다 보니, 스트레칭 위주의 운동이 필요했어요. 근육을 풀어주고 몸과 마음을 모두 편안하게 해주는 요가를 통해 신체 건강과 정신적인 균형을 회복하고 있는 단계에요. 도자기는 잘해야 하는데, 요가는 못해도 괜찮잖아요. (웃음) 이악수업을 찾아주시는 분들이 힐링을 하러 오시는 것처럼 저도 편안함과 안정감을 느끼기 위해 요가를 하고 있답니다.

Q. 마지막으로, 세라미스트를 꿈꾸는 후배들을 위해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전현지: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직업적인 면으로 접근하기 이전에 ‘내가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를 먼저 설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라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삶은 선택의 연속입니다. 선택의 연속에서 자신이 가진 철학과 가치관이 명확하다면 선택이 쉬워지겠지요. 일하기 전 자신이 어떤 일을 하고 싶고, 왜 하는지에 대해 먼저 설정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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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악크래프트 공식 웹사이트 : www.iaaccrafts.com
수업에 관한 블로그 : www.iamaceramist.com
인스타그램 @iaacs / @iaac_crafts